2012년02월27일

광주 동구 '투신사태' 불법 정황 속속 드러

민주통합당 현직 국회의원의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관여한 주민자치센터 부설 도서관장(조모·65·전 계림1동장)이 선관위의 조사과정에서 투신해 숨진 가운데 조직적인 관권선거 의혹을 뒷받침할 추가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가 현장에서 압수한 증거자료 중에는 행정기관만 취급할 수 있는 최신 주민등록정보는 물론 동 단위 단체장과 주민들의 이름이 적힌 명절 선물 일지도 포함돼 금품선거 의혹까지 일고 있다.

광주시선관위는 27일 광주 서구 사무실에서 동구 꿈나무도서관 당내 경선 선거인단 모집 관련 증거자료를 공개하고 "숨진 조 관장은 확보된 증거자료에 부담을 느껴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공개한 자료에는 선거인단 모집책과 실적이 표기된 '모바일 투표 대상자 선정 실적'과 '계림1동 비상대책추진위원회 명부'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선정방법 안내서' 등 공공도서관이 선거사조직으로 이용됐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포함됐다.

또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서만 열람이 가능한 '2012년 주민등록일제정리조사 세대명부(거주자)'와 산하 사회단체 및 사설모임의 일정이 표기된 '동향보고', 동 책임자에게 배부된 '선거용 수첩', '통장협의회 사업추진 내역' 등도 발견됐다.

금품선거를 의심할 만한 증거자료도 다수 확보되면서 '투신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시적인 로비를 의심할 만한 '2010·2011·2012년 명절·생일선물' 자료에는 현금과 홍어세트, 멸치, 인삼, 곶감 등 받은 선물과 건넨 선물이 수십 명의 명단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성격을 규정할 수 없는 '지원 및 지출내역' 서류에는 현금 500만원이 모임 주선자 명단과 지급일시, 모임의 성격, 이용한 업체명, 금액 등과 함께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특히 선물 자료와 지출 내역에서는 '청장', '지시에 의해 지원', '의원님 참여 격려', '의원님 참석 희망', '잔액은 위원회 회원 경선 마무리 식사할 계획' 등 조직적인 지시를 암시하는 단어와 문장이 다수 발견됐다.

아울러 '동향보고' 모임 내역 옆에는 사설모임과 한 차례에 수십 만원씩 지불된 식당 영수증이 붙어있었고 숨진 조 관장과 타인 명의의 통장에는 송금 내역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박인선 시선관위 홍보과장은 "확보된 자료 중에는 행정기관에서만 사용되는 주민등록 관련 서류가 다수 포함됐다"며 "도서관이 특정 후보를 위한 사조직 사무실로 운영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주선 광주 동구 국회의원(예비후보)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광주시선관위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실제 사실과 부합되지 않은 내용이 있다"며 "선관위는 '동구청 산하 공무원이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했으나 숨진 조모씨는 공무원이 아닌 자원봉사자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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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6일 오후 7시5분께 광주 동구 계림1동 주민자치센터 4층 꿈나무도서관에서 선거인단 대리등록 혐의로 선관위의 조사를 받던 조 관장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6층으로 올라가 투신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