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01월18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놓은 공천 개혁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현역의원 공천 25% 물갈이의 모집단을 어느 범위까지로 하느냐의 문제도 지역구나 광역 단위에 한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나라당은 비대위와 현역의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공천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의총은 오후 5시 반까지 약 3시간30분간 진행됐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부분적으로 이견이 있었지만 일부 기술적인 것을 제외하면 (비대위 안에서) 큰 변화 없이 추진키로 했다"며 "1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최종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가 내놓은 공천 개혁안은 크게 ▲지역구 공천방식 ▲심사기준 ▲현역의원 평가기준 등 세 가지다.

지역구 공천의 경우 현재 245개 지역구 가운데 80%(196개)를 개방형국민경선으로, 나머지 20%(49개)는 전략공천을 실시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정개특위에 여야가 같은 날 국민경선을 실시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선거법 개정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여야가 같은 날 국민경선을 실시하더라도 지역구가 다르면 '역(逆)선택'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비대위는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역선택 때문에 후보가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심사기준은 우선 도덕성 검증을 강화해 성범죄, 뇌물, 불법정치자금 수수, 경선부정행위 등 4대 범죄뿐만 아니라 탈세나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 등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특히 파렴치범죄나 부정비리는 범죄 시기와 무관하게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지역구 여성의 공천비율을 30%로 정하고 개방형 국민경선 시 여성 후보자에게는 본인 득표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부여키로 했다.

또 정치 신인이나 기초위원, 비례대표의원, 지역당협위원장에게도 가산점이 부여되며 장애인 및 다문화가정 출신을 우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천 개혁안의 핵심인 현역의원 공천 배제비율은 25%가 유지될 전망이다. 해당 지역구 의원에 대한 교체여부 설문조사와 경쟁력 평가가 50%씩 반영된다. 경쟁력 조사의 경우 상대 후보와의 경쟁력과 당내적합도, 강세·약세지역까지 모두 감안해 평가한다.

현역이 당내 유력후보에게 뒤쳐질 경우는 공천에서 배제하고 반대로 현역이 20% 이상 앞서면 공천을 확정한다.

공천 배제비율 25%의 모집단은 일정 범위로 한정짓는 보완책을 검토키로 했다. 상대후보와의 경쟁력을 감안해 평가결과를 내놓을 경우 물갈이 의원들이 특정지역에서 무더기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수도권 몰살'이 불 보듯 뻔 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의총에 참가한 진수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은 최근 야당과 지지율이 역전됐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이 수도권에서 경쟁력 없는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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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의원도 의총에서 "25% 공천 배제 기준은 너무 획일적"이라며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 타당성 있는 공천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모집단을 지역구만 할 수도 있고 광역권으로 묶어서 할 수도 있다"며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논의를 하면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위원장 역시 "지역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황영철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