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동포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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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동포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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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청와대)

 

한인회장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고려인 동포 여러분, 재외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말 많이 뵙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함께해 주신 동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고 가족 같은 나라, 형제 같은 나라라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고려인 동포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정말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160년 전, 우리는 나라가 약했기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만 했습니다. 

가난한 어머니가 자식을 등에 업고, 의병이었던 아버지가 아이들 손을 잡고 연해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두만강은 ‘꼭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습니다. 


1860년대 13가구로 시작한 연해주 고려인들은 피땀으로 벼농사의 북방한계선을 끌어올렸고, 고려인 공동체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어디에서든 살아남는 것, 그것이 애국이었습니다. 


연해주 동포사회는 항일독립운동의 요람이었습니다. 

수많은 의병과 지사들이 연해주로 모였습니다.


평안남도에서 의병으로 활약했던 이인섭 선생은 연해주에서 권업신문을 발간하고, 학교를 세웠으며, 한인유격대 정치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선생께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1920년부터 항일독립운동단체인 한인사회당 선전부장으로 활약하신 전일 선생은 세 차례에 걸쳐 13년 가까이 옥고를 치렀고 정부는 선생께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습니다.


김경천 장군과 함께 항일독립군 부대를 이끌었던 한창걸, 한성걸 형제분께 정부는 각각 건국훈장 애족장과 건국포장을 추서했습니다.


방금 소개해드린 네 분 선생의 후손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인섭 선생의 아들 ‘이 아나톨리’ 님은 존경받는 파일럿이 되어 우즈베키스탄의 은성훈장을 받았습니다. 


전일 선생의 외손녀인 ‘신 이스크라’ 화백은 아시아의 피카소 고(故) ‘신순남' 화백의 며느리로 우즈베키스탄의 공훈예술인입니다.


한성걸 선생의 손자 ‘한 블라디슬라브’ 님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고려인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손자인 정 알렉산드르 님은 IT 전문가로 우즈베키스탄의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훈·포장을 받지 않았더라도 고려인 1세대는 모두 애국자이고 독립유공자입니다.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즈베키스탄의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자리 잡은 여러분이 너무나 대단하시고, 너무나 고맙습니다.


82년 전인 1937년 겨울, 7만6천여 고려인들이 이곳 우즈베키스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겨우 몇 자루의 삽과 곡괭이로 황무지를 개간했습니다. 

천산산맥에서 흘려 내려오는 치르치크 강을 젖줄 삼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황무지를 비옥한 농토로 바꾸었고, 그 어려운 와중에도 자식들 교육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 분들의 근면과 성실이 자손들에게 이어져 우즈베키스탄 정계와 재계, 문화예술계 등 곳곳에서 많은 고려인 후손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으로 존경받고 있는 18만 고려인 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에게도 큰 자랑입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1992년 6월, 한국을 최초로 방문한 故 카리모프 대통령은 공식환영식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고려인들을 통해 한민족의 우수성을 알았다. 부지런하고 의무감이 투철하며, 솔직하고 성실한 그들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고려인의 근면성과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수교를 맺은지 30년도 되지 않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형제국이 된 것은 고려인 동포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정부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입니다. 


양국은 가스전 개발, 발전소 건설 등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작년에는 교역액이 21억 불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투자와 지원액도 지난해 말 70억 불에 이르렀습니다.


국제무대에서는 서로의 입장과 정책을 서로 지지해 주는 아주 든든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양국 국민 사이에 문화적 동질감과 서로 통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에는 작년 9월 중앙아시아 최초로 한국학 단과대학이 개설되었습니다. 

영어 다음으로 한국어 국정 교과서가 발간되었고, 37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한국어를 배웁니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생 수도, 또 한국으로 유학 온 우즈베키스탄 학생 수도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작년 2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시행한 무비자제도와 올해 2월부터 주 14회로 늘어난 양국 간 직항편으로 앞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도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고려인 동포 여러분께서 일구어 놓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우리 3천여 명의 재외국민도 안정적으로 이곳에 진출했습니다.


600여 한국기업이 플랜트, 자동차, 섬유,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고,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고려인 동포들과 재외국민 모두 양국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아주 소중한 분들입니다.


고려인 동포 사회와 재외국민 간의 유대감과 협력도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지난해 9월, 중앙아시아 최초로 지상사협의회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비즈니스클럽 간 비즈니스 협의체가 창설됐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단합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여러분들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큰 자랑이고, 큰 힘입니다. 

정부도 양측 기업인 간 다양한 협력사업 발굴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저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습니다.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은 차원이 다르게 발전해 갈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측의 발표에 의하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미 양국 사이에 무려 120억 불의 협력 사업이 약속되었습니다. 


양국협력의 법적·제도적 기반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특히 양국 대통령들이 협력 사업의 진척을 정기적으로 직접 챙기기로 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진출과 투자 확대에 최우선적인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약속했고, 국적이 없는 고려인 동포들의 국적문제 해결도 약속했습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서로 돕고, 단합해온 소중한 전통은 우즈베키스탄과 대한민국 양국 공통의 저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양국이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계속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재외국민 여러분,


정부는 여러분의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년에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신설하여 365일 24시간 가동하고 있습니다.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도 새로이 제정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대한민국이 되겠습니다.


정부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를 위한 지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동포사회가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오늘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개관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께서 착공식에 이어 개관식에까지 함께해 주시면서 고려인들과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앞으로 형제의 나라,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상징하게 될 것입니다.


뜻깊은 장소에서 여러분을 뵙고 싶은 마음에서 이곳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장소 여건 때문에 좋은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고 도시락을 준비하게 된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저로서는 2017년 고려인 정주 8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축하영상을 보낸 것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 집적 참석하여 고려인 여러분을 뵙게 되니 너무 좋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생각이시지요? 



동포 여러분,


이곳 타슈켄트에 있는 ‘나보이 문학박물관’ 3층에는 항일독립운동 문학인, 조명희 선생의 기념실이 있습니다. 

기념실 중앙에는 선생의 소설 “낙동강”의 한 구절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습니다. 


“그러나 필경에는 그도 멀지 않아서 잊지 못할 이 땅으로 돌아올 날이 있겠지”


선생은 태어난 한국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은, 태어난 곳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려인 1세대들에게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 이곳이 제2의 고향이 되었을 것입니다. 

후손들에게는 우즈베키스탄이 그야말로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선조들이 사랑했던 땅, 대한민국도 늘 가슴 한켠에 품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1일 조명희 선생께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고려인 동포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를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의 마음을 늘 기억해 주십시오.



동포 여러분,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4월 20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 배영래기자

(기사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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